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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위의 산, 기도의 절
​금산, 보리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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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단 금,산에 비단 금,실이 오르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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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가고자 했던 '보리암'이 있는 '금산'.

감사하게도 친구의 지인 차를 얻어타고

편하게 갈 수 있었다.

내 이름 '금실'의 '금'은 금산과 같은

비단 '금'을 쓴다.

이름에는 쓰면 좋지 않은 한자라하여

비단 '금'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.

하여 이름부터 정이 가는 곳이었다.

 

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

유일한 산악공원이다.

산악.

그 말인즉슨 산을 올라야 한다는 뜻이다.

 

제2주차장으로부터 걷는 코스를 선택했다.

제1주차장에서 제2주차장으로 가는 길은

구불거리고 가파르기 그지없어

사람이 걷기에는 너무 위험해

차로 오르는 내내 사람 한 명 보지 못했다.

그래서 셔틀버스도 운행하는 모양이다.

 

이런 길을 어제 오후 5시에 오르려 했다니.

성훈이 말린 이유가 다 있었다.

 

오전 10시,

차오르는 숨을 쉬지 않고 터뜨리며

앞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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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내가 구름 속에 갇혀 있어

​원래 남해의 날씨가 이런 것인지

어제오늘만 이런 것인지

금산은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.

 

걸으며 본 풍경은

그저 눈 앞의 나무와 암석,

그리고 땀. 땀. 땀.

​경사가 완만하지 않고

험난한 길도 아니었는데

(어린아이들도 걷고 있었다)

정상에 도착하니

온 몸이 젖어있었다.

엄청난 습도였다.​

운무 아래 어떤 풍경이

존재하는지 몰랐기 때문일까.

​이대로의 풍경도 좋다고 생각했다.

구름의 이동 속에

내가 들어와 있으니까.

​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어.

​정말 이번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,

내 예상을 완벽히 빗나가는 일들의 연속이다.

 

한 차례

​긴 바람이 불어오는가, 싶더니

​조금씩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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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나는 그다지

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.

숨을 몰아쉬는 것 밖에 할 수 없는,

어지럽고 몸을 가누기 힘든

열기 가득한 몸의 상태를 싫어한다.

하여 금산이 오르기 쉽다 하더라도

​두 번은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.

그런 나를 알았는지,

비단 금,산이 나에게 바람을 불었고

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을 선물했다.

끝없는 남해바다가

시야 한 가득 들이차니​

마음의 풍요가 어떤 느낌인지

​조금 알 것 같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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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기도의 절, 보리암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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절을 의도적으로 피하던 시절이 있었다.

​내 종교가 기독교였기 때문이다.

어린 마음에 절에서 기도도 올리면 안되고

​불경을 듣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

 

하지만 보리암은 가보고 싶었다.

나는 이래봬도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에

이성계가 조선 개국 전 기도를 올린 절이라고 하여

​그 역사와 모양이 궁금했다.​

 

그리고 어느 순간부터

불경소리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.

하여 보리암에서 불경소리를 녹음하고 싶었다.

그러나.

​역시 이번 여행은 내 예상을

완벽히 빗나가는 일들의 연속으로,

불경소리가 나지 않았다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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숨겨진 보물을 찾다.​

​보물같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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